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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 공작 ] 대세 배우들이 한 자리에,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

by 하얀태양 2018. 7. 26.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

 

 

'공작' 포스터

장르 : 드마라 | 한국 | 상영시간 : 137분 | 등급 : 12세 관람가

 

2018년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전세계 언론 및 관객들의 아낌없는 찬사를 받은 작품.

 

<공작>은 실제 남과 북 사이 벌어졌던 첩보전의 실체를 처음으로 그리는 한국 영화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에서 남으로 내려온 북의 공작원, 일명 남파 간첩이 소재가 된 적은 있었으나, 북으로 잠입한 남측의 스파이를 본격적으로 그린 영화 또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함. )

 

공작의 타임라인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남북 관계가 북핵 이슈로 전쟁 직전의 긴장감으로 치달아 한반도가 세계의 화약고였던 때부터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시기까지를 아우른다.

 

대북 스파이 ‘흑금성’의 첩보전을 통해 남과 북 사이에 있었던 긴장감과 더불어 같은 민족이기에 오갈 수밖에 없었던 미묘한 교감들을 영화는 폭넓게 그려내고 있다.

 

남과 북 사이에 적국으로서 실재했던 긴장감과 같은 민족으로서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분단 현실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을 던진다.

 

 

배우 소개

 

'공작' 스틸컷

 

 <곡성>과 <아수라> <신세계> <부당거래> <달콤한 인생> 등 한국 장르 영화에서 잊을 수 없는 얼굴이었던 배우 황정민이 ‘북으로 간 스파이’인 ‘흑금성’ 역을 맡았다. "셰익스피어 연극을 한 편 한 것 같은 느낌이 있다"며 엄청난 양의 밀도 있는 대사를 소화해야만 했던 과정을 토로했다. 황정민은 군인의 투박함과 순박한 얼굴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1인 2역과도 같은 변신을 예고한다.

 

'공작' 스틸컷

 

북한의 최고위층 인물 ‘리명운’ 역은 영화와 드라마를 막론하고 그가 연기하는 순간 관객이 캐릭터의 존재 이유를 믿어 버리게 되는 배우 이성민이 맡았다. 분단이 짙게 그어놓은 ‘적’이라는 건널 수 없는 남과 북 사이의 경계를 넘는 두 사람의 관계 변화는 예상치 못 했던 변화무상한 케미스트리로 관객의 시선을 끝까지 장악한다. "진짜 북한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라며 리얼하게 구현해낸 북한의 모습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공작' 스틸컷

 

남한의 안기부 실장으로 공작전의 총책을 연기한 조진웅은 <아가씨>와 <끝까지 간다> <보안관> 등 그의 기존의 대표작과는 또 다른 예상치 못했던 모습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한 치의 여지가 없는 인물을 생동감 있게 담아내며 그만의 존재감을 엿보게 한다.

 

'공작' 스틸컷

 

그리고 북의 보위부 요원을 연기한 <신과함께>의 주지훈은 <아수라>에서 상하 관계로 실감나는 악역을 함께 구축했던 황정민과 남과 북으로 갈라져 견제하는 관계로 재회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서늘함과 익살스러운 면을 오가며, 색다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제작 후기

 

윤종빈 감독은 안기부에 관한 취재를 하던 중 1990년대에 실존했던 '흑금성'이라는 스파이를 알게 됐고,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스파이 이야기에 매료돼 '공작' 기획을 시작했다.

'공작' 스틸컷


당대 남과 북의 시대상을 스크린에 재현해야만 했던 윤종빈 감독은 "평양이라든지, 구룡강 장마당이라든지 어떻게 사실적으로 표현할까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고 밝혔다.

윤종빈 감독은 실제 북한의 보위부 출신 탈북자를 시작으로 각종 서적 등 철저한 감수를 받으며 1990년대의 모습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공작' 스틸컷


특히 가장 북한과 비슷한 장소를 찾기 위해, 대만의 국가문화유산인 중산루를 어렵게 섭외했다. 박일현 미술 감독은 "문화재 건물이고 한계사항이 많았다. 큰 부분은 그대로 살리되, 포인트만 바꿔서 갔다"고 설명했다.

'공작' 스틸컷


영화의 의상을 책임진 채경화 의상 실장은 흑금성(황정민)의 트렌치코트로 숙련된 스파이의 느낌을, 첩보전을 지휘하는 최학성(조진웅)에게는 어깨에 딱딱한 패드를 더해 위엄 있는 모습을 강조했다.

김현정 분장 실장은 강인한 ‘리명운’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헤어를 올백으로 올려내는 등 캐릭터의 작은 디테일까지도 섬세하게 채웠다.

 

 

한국형 첩보 영화

 

 <공작>은 최근 첩보영화의 주류로 자리 잡은 액션 히어로 문법을 과감하게 벗어던진 영화다. 현란한 액션, 숨가쁜 추격전, 화려한 신무기들의 향연 등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첩보 영화의 시그니처들. 여기에 더해 주인공과 대척점에 있는 ‘악’을 온갖 난관을 뚫고 응징하는 것이 전형적인 첩보물의 문법이라 할 수 있다.
 

'공작' 스틸컷


 이와 달리 <공작>의 첩보전은 치열한 ‘심리전’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공작>에 등장하는 첩보원은 액션 히어로가 아니라 ‘심리전의 대가’이자 ‘천의 얼굴을 가진 연기자’들이다. 영화에서는 눈빛 하나, 숨소리 하나에서도 상대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북측의 집요한 의심과 이를 피해가기 위한 흑금성의 페이크가 쉼 없이 교차한다.
 

'공작' 스틸컷


 또한 <공작>은 ‘악의 응징’이라는 단일목표를 향해 달려가지 않는다. 적국이면서도 같은 민족이라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은 <공작>에도 그대로 녹아 들어가, 누가 우리 편이고 누가 적인지, 피아의 명확한 식별을 끊임없이 교란시킨다.
 

'공작' 스틸컷


 어쩌면 <공작>은 한국영화 씬에서만 상상 가능한 새로운 스파이의 전형을 보여주는 최초의 ‘한국형 첩보영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 패션 스타일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황정민 분)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공작'은 1990년대 남북의 생활상을 리얼하게 보여주기 위해 패션 스타일 하나까지도 당시의 분위기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의상을 담당한 채경화 실장은 황량한 컬러감과 클래식한 핏을 살려 마치 오래된 가구 같은 느낌을 주는 의상을 만들어냈다. 특히 각 캐릭터가 가진 특징을 스타일에 담아내 개성 강한 룩(Look)을 완성했다.

 

'공작' 스틸컷

 

북으로 간 스파이 암호명 흑금성 박석영은 1990년대 유행했던 트렌치코트로 멋과 스타일을 살려냈다. 어느 계절이나 어떤 자리에도 잘 어울리는 트렌치코트는 전형적인 스파이의 느낌을 배가시킨다. 또 사람들 속에 묻혀도 튀지 않아야 하는 스파이의 특성을 살려 브라운, 카키 등의 자연스럽고 따뜻한 색감의 의상을 사용했다. 대북 사업가 박석영일 때는 오벌형의 금속테 안경을 착용, 비즈니스맨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공작' 스틸컷


'공작'에서 국가안전기획부 해외실장 최학성으로 분한 배우 조진웅은 치밀한 기획력으로 공작전을 지시하는 인물. 이에 위압적인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몸을 더 커 보이게 하는 것에 포인트를 뒀다. 차가운 컬러감으로 흑금성과 색감을 대비, 어깨에 단단하고 딱딱한 패드를 넣어 벽처럼 거대한 아우라를 완성했다.

 

'공작' 스틸컷

 

북한의 의상은 철저한 고증을 통해 디테일한 요소까지 표현하고자 했다. 북한의 외화벌이를 책임지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이성민 분)은 북의 고위층이라는 특성을 살려내 최대한 정갈하고 고급스러운 정장으로 표현했다. 안경의 경우 빈티지 안경부터 시작해 렌즈의 농도대로 카메라 테스트를 거쳐 너무 태가 나지 않으면서도 클래식한 스타일을 찾으려 했다.

'공작' 스틸컷


마지막으로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정무택(주지훈 분)은 군인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각이 살아있는 제복으로 흐트러짐 없는 모습에 중점을 뒀다. 정무택의 경우 리명운과는 또 다른 북한 고위층의 모습을 담기 위해 헤어 라인을 2대 8 가르마로 설정, 북한 멋쟁이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

 

 

 할리우드 리포터, 2018년 칸 BEST 20 선정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었고, 3천 여명의 관객들로 가득 찬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그 실체를 드러낸 후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으며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마쳤다.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는 “<공작>은 웰메이드 영화다. 강렬하면서도 대단했다”고 극찬하며 윤종빈 감독에게 “다음 번은 경쟁부문이다”라며 최고의 찬사를 건넸다. 우디네 극동영화제 집행위원장 사브리나 바라세티는 “최근 남북의 두 국가 원수들이 만난 시점에서 다시 냉전을 뒤돌아보게 하는 매력적인 설정의 영화이다. 두 명의 훌륭한 배우, 황정민과 이성민은 남북한(“the korea”)을 위한 환상적 연기를 선보인다”며, 냉전의 최전선에서 펼쳐졌던 첩보전을 스크린으로 완벽하게 불러낸 윤종빈 감독과 적과 한 민족을 넘나드는 급진적인 관계 변화를 그린 황정민과 이성민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다.

 

'공작' 스틸컷

 

또한 비평가들이 선정한 2018년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 최고의 영화 20작품에 비경쟁 부문 중 유일하게 <공작>을 꼽았다. 영국의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프랜차이즈 영화의 화법은 아니지만, 영리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스파이 스릴러 장르이다. <공작>에서 말(words)은 총보다 더 강력하게 타격을 가한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다”라며 기존 할리우드 첩보 영화의 문법을 벗어나 치열한 심리전을 통해, 장르적 재미를 담아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