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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 식구 ] 뼛속까지 착한 가족 영화

by 하얀태양 2018. 7. 11.

영화 '식구'는 가족밖에 모르는 순진한 아빠 순식(신정근)과 여린 엄마 애심(장소연), 그리고 씩씩한 딸 순영(고나희) 가족의 평범한 일상에 불청객 재구(윤박)가 들이닥치면서 시작된 불편한 동거를 그린 영화다.

 

'식구' 포스터

장르 : 드라마 | 한국 | 상영시간 : 103분 | 등급 : 15세 관람가

 

'식구'는 나약한 소외계층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조악한 감정 부터 연민까지 여러 감정들을 느끼게 한다.

 

극 중 사회, 주류의 흐름 속에서 배제된 장애인 부부와 그의 딸, 그리고 전과자들까지 동정 어린 시선 보다 객관적인 고찰을 담아낸다.


임영훈 감독은 소외된 이들을 바라보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나타냈고, 잊혀진 이웃들을 재조명하고 현실의 쓸쓸한 단면을 스크린으로 옮기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감독은 영화가 아닌 다른 일을 하던 시절, 장애우 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고 그 분들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 건 아이를 키우는 등 생활하는 자체가 아니라 오히려 주변의 시선들이라고 하는 말이 머리와 가슴에서 떠나질 않아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단다. 감독의 이 같은 진심이, 마음과 정성이 오롯이 느껴지는, 뼛속까지 착한 가족 영화다.

 

극 중 관전 포인트가 되는 것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실제로 장애우와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 했다는 장소연의 말 만큼, 신정근과 장소연은 밀도 높은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줄거리 

 

무슨 사연인 줄은 모르겠으나 지난날의 잘못으로 인해 가족에게 버림받은 재구(윤박)는 도박장과 공사판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살아간다. 그러다 우연히 밥을 얻어먹기 위해 들른 장례식장에서 세상 착해 보이는 순식(신정근)을 만나고, 오갈 곳 없던 차에 만취한 순식에게 형이라고 부르며 접근해 하룻밤 신세를 진다.

 

'식구' 스틸컷

재구와 순식은 다음 날 아침 헤어지지만, 퇴근 후 집에 온 순식은 다시 돌아와있는 재구와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곤 그 날부터 마치 새로운 가족이라도 된 것처럼 그 집에 눌러 앉아 버린다. 

 

'식구' 스틸컷
 

가방을 짊어지며 금방 떠날 것 처럼 행동했던 재구가 어느 순간 이들의 삶에 깊이 자리잡으며 세 식구의 평범했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식구' 스틸컷

 

점차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하는 재구는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 가족의 행복을 지키려는 세 식구와 가족이 되고 싶은 재구가 팽팽히 맞서 대립한다.

 

   해외에서 인정 받다  


제26회 애리리조나 국제영화제에서 (90개국에서 2600여 편의 작품이 출품)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거머쥐고, 제2회 시네마 뉴욕시티 필름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장편영화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전 세계로부터 기립박수까지 받은 <식구>는 뛰어난 작품성과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깊이 있는 연출력을 입증하며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제8회 서울노인영화제 출품작으로 화제를 모은 단편 영화 <당신>으로 처음 메가폰을 잡은 임영훈 감독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섬세한 연출력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첫 장편 연출작인 이번 <식구>에서도 주류에서 배제된 순식과 애심, 순영의 세 식구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우리 사회에 스며들어 있는 씁쓸한 현실을 비추며 묵직한 일침을 가한다.

 

  가성비 좋은 배우들  

영화 <대장 김창수>, <대결>, <터널>, <해적: 바다로 간 산적>과 드라마 [언터처블], [너를 사랑한 시간], [피노키오]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며 독보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 신정근이 이번 <식구>에서 가족밖에 모르는 착한 아빠 순식 역을 맡아 또 한번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코믹한 캐릭터부터 악역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명품 연기를 펼쳐온 신정근은 세상 누구보다 순진하지만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몸을 아끼지 않는 애절한 부성애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울린다.

 

'식구' 스틸컷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 [더 패키지], [내성적인 보스] 등 다양한 작품에서 라디오 PD, 대표이사, 암 전문의 등 스마트하고 젠틀한 캐릭터를 맡아 여심을 사로잡아온 윤박이 180도 달라진 파격 연기 변신을 시도해 기대를 모은다. 오갈 곳 없이 떠돌다가 순식의 집에 머물게 되는 불청객 재구 역을 맡은 윤박은 가족이 되고 싶지만 점차 제멋대로 굴며 순식의 가족을 불편하게 만드는 양면적인 캐릭터로 200% 몰입해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면모를 발산한다. 특히 극의 긴장감을 좌지우지하는 강렬한 연기력으로 충무로를 이끌어갈 차세대 실력파 배우임을 입증하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식구' 스틸컷


 또한 가족의 행복을 바라는 여린 엄마 애심 역은 개성 넘치는 연기로 화제를 휩쓸고 있는 대세 배우 장소연이 맡아 존재감을 톡톡히 발휘한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아버지가 이상해]와 영화 <곡성>, <베테랑>, <나의 독재자>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소연은 사랑스러운 엄마 애심의 혼란스러운 내면 연기를 섬세한 표현력으로 빚어내며 차곡차곡 쌓아온 연기 내공을 발산한다.

 

'식구' 스틸컷


 여기에 <염력>, <강철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아역 배우 고나희가 순식과 애심의 딸 순영 역을 맡아 사랑스러운 매력을 더한 영화 <식구>는 연기파 배우들의 진심 어린 열연이 만들어낼 시너지를 기대케 하며 올여름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구' 스틸컷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 


영화는 장애인들의 시점에서 보여지는 소외감과 외로움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의지할 곳이 없는 현실을 담았다. 각자 만의 사연을 갖고 있는 인물들의 대립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가족을 지키려는 자와 가족이 되고 싶은자의 감정적 대립이 진행되는데, 이 영화가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이 긴장감을 배가 시킨다.


그런가 하면 영화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력에 비해 다소 부족한 개연성을 드러낸다. 관객을 설득하기에 인물의 행동과 감정선은 관객이 따라가기 벅찰 만큼 쉴새없다. 또한 윤박이라는 배우의 임팩트 강한 연기로 완성되는 재구의 이중적 면모는 극의 섬뜩함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소아성애자를 암시하는 다양한 장면들이 공포감까지 고조시킨다. 관객들은 어떤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두려움에 휩싸이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임영훈 감독의 기획의도에 따르면 전과자인 재구는 지적장애인 부부인 순식과 애심 보다 더욱 사회적 사각지대에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이 작품을 바라봤을 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재구이며 피해자는 순식과 애심이다. 거친 욕설 뿐만 아니라 폭력까지 당하며 급기야 월급 통장을 내미는 이들은 객관적 약자다. 재구가 현실을 도피하는 것, 순식에게 기대는 상황은 약자의 행동이라 판단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재구가 그들을 얼마나 '위했는지'에 무게를 뒀다. 극 말미 순식의 분노가 터지며 이야기는 종결을 맺지만 재구의 반성 어린 눈물 역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이 이야기의 본질에 대한 궁금증을 야기한다.


한편 극의 연출적 장치들이 보는 이들을 괴롭게 한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선, 어린 아이의 비명과 어른의 폭력,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 이들의 고함. 이 영화는 소외계층의 불편함을 확장시키며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배우 장소연 


 "감독님의 제안으로 출연하게 됐다. 시나리오는 좋았지만, 제가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겁이 났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도 그렇고, 지적 장애인을 연기하는 게 부담이 됐다. 제가 잘하지 못해 편견을 만들지는 않을까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식구' 스틸컷

 

 "감독님이 관련된 일을 같이 하셨다. 그분들이 일하는 곳에 가서 저도 함께 보고 얘기도 들었다. 엄마의 마음,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이 중요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가장 신경을 썼다"

 

"영어 이름은 '더 수프'다. 가족은 혈연 관계로 맺어지는 의미가 큰데 식구는 같이 밥을 먹으면서, 혈연이 아니어도 가족같은 느낌이다. 외국에서는 수프를 나눠먹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더 수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