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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 개들의 섬 ] 반려동물은 우리의 가족 구성원~

by 하얀태양 2018. 6. 17.

세상의 모든 개들이 사라진 미래 도시, 사랑하는 개 '스파츠'(리에브 슈라이버)를 찾아 떠난 소년 '아타리'(코유 랜킨)와 그를 돕는 다섯 마리 특별한 개들의 색다른 어드벤처를 그린 영화다. 올초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이 영화는 한국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후 4년 만의 신작.

 

'개들의 섬' 포스터

장르 : 애니메이션, 모험, 코미디 | 독일 , 미국 | 상영시간 : 101분 | 등급 : 12세관람가

 

  스토리 라인 

 

 '치프(감독이 실제 길렀던 검은색 털을 가진 개 이름이라고 함)', '보스', '렉스', '듀크', '킹' 등 각자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 입체적인 개 캐릭터 5마리는 쓰레기 섬에서 무리를 이루고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생존해나간다.

 

그러던 와중 자신의 개 '스파츠'를 찾겠다며 홀로 비행기를 타고 쓰레기 섬에 날아온 12살 소년 '아타리'를 만나게 된다.

 

'개들의 섬' 스틸컷

 

유일한 친구인 '스파츠'를 찾기 위해 쓰레기 섬까지 찾아온 소년과 그의 충성스러운 개 '스파츠'의 절절한 우정은 관객들뿐만 아니라 주인을 그리워하고 있던 쓰레기 섬 개들의 마음 역시 뭉클하게 한다.

 

결국 함께 모험을 떠나는 다섯 마리 개들과 '아타리'는 처음에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지만 여행을 함께하며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정이 들게 된다.

 

'개들의 섬' 스틸컷

 

특히 길들여지지 않아 독단적이고 '아타리'를 못마땅해했던 검은 개 '치프'가 마음을 열고 '아타리'와 교감하게 되는 모습에 자라면서 한 번쯤 개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이 뭉클해질 것이다.

 

실제 인간과 개가 그러하듯 이 영화의 인간과 개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과 유머로 가득한 모험을 함께하며 깊은 우정을 나누고 함께 성장한다.

 

 

  엄청난 정성을 들인 촬영 

 

스톱모션은  정지하고 있는 물체를 1프레임마다 조금씩 이동하여, 카메라로 촬영하여 마치 자신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영화 촬영 기술, 기법이다

 

 지난 2009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판타스틱 Mr. 폭스>를 연출해 호평을 받은 웨스 앤더슨 감독이 이번에는 ‘개’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에 도전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영화의 모든 형태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이 필요한 수작업으로 이뤄진 장르이다.

 

'개들의 섬' 스틸컷

 

 제작된 총 퍼펫 수 1,097개 중 500명의 인간, 500마리가 넘는 개들을 제작했다. 퍼펫 제작팀은 주인공 모형들을 만드는 데 각각 16주의 제작 기간을 들여 완성하였고, 특히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넛메그’ 퍼펫은 장장 6개월 이상이 소요된 역작 중 하나다.

 

인간 캐릭터들의 다양한 표정을 위해 개별적으로 조각한 얼굴이 최대 53개이며, 그중 그레타 거윅이 맡은 미국 유학생 소녀 ‘트레이시’의 얼굴 주근깨는 무려 321개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색칠한 결과물이다.

 

‘트레이시’ 퍼펫 얼굴 작업이 유난히 까다로웠던 이유는 수많은 주근깨가 웃을 때마다 움직이기 때문인데, 다양한 사이즈까지 합하여 총 40,000개 주근깨의 위치를 전부 파악하고 외운 퍼펫 제작팀은 핵심 주근깨를 지정해서 그 주변의 나머지 주근깨들이 정해진 패턴으로 움직이도록 하여 작업을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개들의 섬' 스틸컷


 '개들의 섬'은 러닝타임 101분을 위해 무려 144,000개의 스틸을 이어 붙이고 프레임 촬영하여 몰입도 강한 액션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1초에 24프레임을 구현하는 ‘on ones’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하는 기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방식과는 달리, 움직임이 다소 딱딱하고 불온전한 느낌의 ‘on twos’ 애니메이션 기법을 이용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미학과 정서적 분위기를 완성시켰다.

 

이는 쓰레기 섬으로 추방되어 매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불완전한 개 캐릭터들의 성격을 비주얼적으로 완벽히 표현해내며 깊이감을 더했다. 감독이 고집한 ‘on twos’ 애니메이션 기법은 기존 방식보다 더욱 손이 많이 가는 타입으로 하루에 단 몇 초의 촬영만이 가능해 이에 대한 제작진들의 노고가 더욱 엿보인다.

 

 

  영화제에서 모셔가기 

 

웨스 엔더슨 감독은 2014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통해 아카데미 4관왕, 골든 글로브 작품상,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 영화로 할리우드 최고의 비주얼리스트 대열에 올라섰었다.

 

'개들의 섬'은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지난 2월 베를린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며, 전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이어 웨스 앤더슨에게 은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개들의 섬' 스틸컷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약 3천 석의 좌석을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하며 일찌감치 웨스 앤더슨 감독을 좋아하는 국내 영화 팬들을 설레게 했다. 특히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개들의 섬'을 관람한 관객들은 인간과 남다른 개들이 펼치는 환상적인 어드벤처가 만들어내는 독특하고 환상적인 분위기와 섬세하게 표현된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에 대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을 배경으로 삼은 이유 

 

영화의 배경은 20년 후 일본이다. 왜 감독은 일본을 배경으로 삼았을까?  평소 웨스 앤더슨이 일본 애니메이션과 영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를 향한 웨스 앤더슨의 애정 어린 헌정”(BBC)이라는 해외 평을 얻을 정도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오랜 팬임을 밝혔으며, 미국 블록버스터의 양대산맥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가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일본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작품과 캐릭터들에 큰 영향을 받았음을 내비쳤다.

 

'개들의 섬' 스틸컷

 

 

감독은 "처음부터 계획한 게 아니에요. 예전에 우리가 함께 일본에서 영화를 찍어보자는 얘기를 했었는데, 갑자기 이번 이야기의 배경이 일본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럼 어떤 작품이 될지 상상을 해봤는데 이틀 만에 정말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일본영화로부터."

 

 

  의도적인 자막 없앰 

 

개들은 모두 영어로 말하지만 인간은 모국어로 이야기한다. 배경이 일본인 만큼 아타리와 고바야시 시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인간은 당연히 일본어를 사용한다. 초반엔 일본어 대사를 공식 석상의 통역사 등을 통해 자연스레 영어로도 들려주지만, 갈수록 통역·번역이 아예 없는 장면이 많다(이 경우 한국어 자막도 안 나온다). 예컨대 아타리가 일본어로 하는 말을 개들은 추측으로 짐작한다.

 

'개들의 섬' 스틸컷

 

 

이는 웨스 앤더슨의 자막 기피증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베를린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자막은 아름답지 못한 요소이다. 개와 사람이 서로 이해하지만 같은 언어를 쓰거나 단어를 직접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자막을 읽으면 자막에만 집중하게 된다. 말은 못 알아들어도 감정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의 한수로 불리는 초밥 

 

이번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시퀀스는 바로 ‘와타나베 교수’가 배달받는 초밥이 만들어지는 장면이다. 쌀알의 디테일한 표현이 신의 한 수임을 입증하는 이 장면만을 위해 애니메이션 감독이 따로 있었을 정도. 3명의 애니메이터와 게스트 애니메이션 감독 브래드 쉬프가 15주(107일) 동안 작업한 초밥 장면에 대해 웨스 앤더슨 감독은 “퍼펫들이 실제 스시 셰프처럼 칼을 사용하고 꼼꼼하게 생선을 다뤄야만 흥미로워 보일 것 같았다”라며 셰프가 직접 만드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표현되기를 원했다는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는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게 될 것이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에서는 퍼펫도 수트를 입는다 

 

부패한 ‘고바야시 시장’의 강인하고 단호한 느낌을 주는 미드센추리 스타일의 양복은 세계적 맞춤 양복점으로 저명한 영국 런던 새빌로의 한 양복 전문 재단사에게 직접 의뢰했다. 갱스터 느낌이 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원했던 의상 디자이너 매기 헤이든은 수많은 영화를 참고하여 원하는 스타일로 재단을 맡겼고 이를 완성하기까지는 무려 3개월 가까이 소요되었다.

 

 

모험을 떠나는 소년 ‘아타리’의 광택 나는 레트로 스타일의 비행복은 제작진들이 꼽는 최고의 의상 중 하나다. 이는 ‘아타리’의 12살짜리 아이다운 순수함과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용기가 엿보이는 의상이다. 작업 초기에 ‘아타리’ 의상을 실버로 만들어달라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요구를 우주복으로 해석한 디자이너 매기 헤이든은 상상했던 것 이상의 매력적인 의상을 탄생시켰고, “‘아타리’의 우주복 의상은 마치 데이빗 보위의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 같은 글램룩을 떠올린다”라며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을 내비쳤다.

 

'개들의 섬' 스틸컷

 

여기에, 영화의 완성도를 극으로 치닫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엄청난 규모의 군중 신이었다. <판타스틱 Mr. 폭스>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숫자의 퍼펫이 필요했기에 이에 대한 퍼펫 의상을 일일이 작업해야 했던 것. 디자이너 매기 헤이든은 “30년 이상 이 일을 해왔지만 그렇게 많은 퍼펫이 한꺼번에 모인 장면은 처음이었다. 엑스트라 퍼펫을 하루만 빌려올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엑스트라 퍼펫에 입힐 옷이 필요했다”라며 영화의 스케일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