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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원더스트럭] 50년을 뛰어넘은 환상적인 뉴욕 여행

by 하얀태양 2018. 4. 27.

‘원더스트럭’은 현재의 소년 '벤'과 50년 전의 소녀 '로즈', 둘 사이에 얽힌 놀라운 비밀을 찾아 떠나는 환상적인 여행을 그린 영화다. 브라이언 셀즈닉(그는 이 영화에 각본가로 참여했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화 속에서 줄리안 무어와 함께 출연하는 캐릭터들 대부분이 실제 청각 장애인 배우들로 캐스팅됐다.

 

▲  영화 [원더스트럭]의 한 장면.  ⓒ CGV 아트하우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던 작품이다. CGV아트하우스 '이상용의 영화독서' 4월 상영작에 선정 되어서 CGV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에서 개봉 전 특별 상영 되었었다.

 

[ 스토리 라인 ]

 

영화는 1977년 벤의 이야기와 1927년 로즈(밀리센트 시몬스)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1927년의 로즈는 아빠와 함께 살면서 뉴욕에 있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소녀다. 소녀는 유명 배우로 활동 중인 엄마를 만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나는데 자신을 반길 줄 알았던 엄마는 도리어 화를 내고 로즈는 홀로 뉴욕을 떠돈다.

 

▲  영화 [원더스트럭]의 한 장면.  ⓒ CGV 아트하우스 

 

뉴욕에 도착한 벤은 또래의 제이미를 만나게 된다. 제이미는 이혼한 부모 밑에서 아빠와 엄마를 오가며 지내고 있는 외로운 소년이다. 제이미와 벤은 바로 친구가 되고 제이미는 자신의 아빠가 일하는 뉴욕 자연사 박물관 다락에 있는 자신의 비밀 공간에서 벤이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1927년의 로즈 역시 오빠 월터가 일하는 자연사 박물관에 다다르게 되고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신비로움에 경도된다.

 

▲  영화 [원더스트럭]의 한 장면.  ⓒ CGV 아트하우스 


벤의 엄마 일레인은 잡동사니들로 가득 찬 벤의 방을 보고 마치 박물관 같다고 말한다. 벤은 자신의 관심사들을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아빠와 연관 짓는데 그의 수집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영화 [원더스트럭]의 한 장면.  ⓒ CGV 아트하우스 

 

벤과 로즈는 둘 다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고, 한부모 가정에서 곁에 없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이다. 50년의 시간 차이를 두고 마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르게 각색한 듯 같은 공간에서 같은 전시를 보는 벤과 로즈의 여정은 많이 닮아있다.

 

 

[ 극장 전시회 ]

 

 ‘원더스트럭’의 이색 극장 전시회를 실시한다. 장소는 CGV 압구정이며 5월 10일까지 전시한다. 영화에 등장해 환상적인 비주얼을 선보이는 '호기심의 방'의 디오라마와 영화의 배경인 1920년대와 1970년대의 뉴욕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스틸카메라를 전시하고 SNS 인증샷 이벤트까지 함께 진행되어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호기심의 방' 디오라마는 김명진 작가의 손길로 100% 수작업으로 완벽하게 재현됐다. 지붕과 양문의 외형부터 내부에 들어가는 수집품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제작하고 색칠하여 볼거리를 제공한다. 

 

 

▲  영화 [원더스트럭]의 한 장면.  ⓒ CGV 아트하우스 


‘원더스트럭’ 포토존에 비치된 스틸카메라는 관객들이 직접 셔터를 누르면 1927년의 소녀 '로즈'와 1977년의 소년 '벤'이 눈앞에 보여지는 놀라운 체험을 제공한다. 역시 5월 10일까지 장소는 CGV명동역, 메가박스 코엑스, 아트나인, 씨네큐브 이다.

 

[ 밀리센트 시먼스 인터뷰 ]

 

'청각장애인이 된 사연'
미숙아로 태어났는데, 의사가 아픈 줄 알고 처방전을 너무 강하게 줘서 약물과용으로 청각을 잃게 됐다. 청각장애인으로 지내며 비로소 세상을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영화나 음악을 경험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건 참 흥미로운 일이다.

 

'토드 헤인즈 감독, 줄리언 무어와 함께한 작업은 어땠나'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았다. 두분 모두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토드는 이해심이 많고 자상했는데, 나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수화를 배우기도 했다. 농담도 나누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줄리언 역시 자상하고 훌륭한 연기자인데,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의 가족 이야기도 해줬다. 수화로 대화를 무척 많이 나눴다.

 

▲  영화 [원더스트럭]의 한 장면.  ⓒ CGV 아트하우스 

 

'로즈와 당신의 공통점은'
로즈에겐 외로움과 세상을 알고 싶어 하는 탐험 정신이 있다. 나 역시 세상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다. 그리고 나는 뉴욕에 꼭 와보고 싶었다.


'무성영화를 좋아하나'
그렇다. 무성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소리의 도움 없이 관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이다. 배우들이 대사 없이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그렇다고 유성영화보다 무성영화를 더 좋아한다는 것은 아니다. 영화음악을 좋아한다.

 

'<원더스트럭>을 관람하러 온 청각장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모두가 연결돼 있다. 자신의 능력을 한정하지 말고 도전하기 바란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 줄리언 무어 인터뷰 ]

 

'무성영화 스타 릴리언을 연기하는데, 당신이 1920년대 배우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
물론이다. 외국 배우나 감독과 함께 작업할 때면 언어는 다르지만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나라마다 문화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지만, 결국 사람들은 비슷하다. 아마 1920년대 배우도 지금과 크게 다르진 않았을 것 같다. (웃음)

'어린 로즈를 연기하는 밀리센트 시먼스와의 작업은 어땠나.'
이 영화가 데뷔작이라고 들었는데,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 밀리의 엄마가 토드에게 찍어 보낸 오디션 동영상을 통해 처음으로 밀리를 보았는데, 생동감이 느껴졌다.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자신을 어떻게 카메라에 보여줘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배우들이란 결국 상대 배우와 연기 합이 맞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밀리와는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타고난 연기자다.

 

▲  영화 [원더스트럭]의 한 장면.  ⓒ CGV 아트하우스 



'작품마다 캐릭터에 대한 조사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쳤나.'
수화는 물론이고, 무성영화 배우를 연기하기 위해 대사 없이 움직임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했다. 토드가 참고할 만한 작품들을 알려줘서 큰 도움이 됐다. 1970년대 배경의 두 번째 캐릭터를 위해서는 1977년 뉴욕시 정전 사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참조했다. 2개월간 수화공부를 했고, 청각장애인 커뮤니티와 문화에 관한 서적을 읽었다. 직접 청각장애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는데, 그들의 성장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1920년대의 로즈와 1970년대의 벤이 뉴욕에 처음으로 도착하는 장면이다. 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본 거대한 도시를 스크린으로 보다 보면 단순한 빌딩 숲이 아닌 또 다른 의미를 느끼게 된다. 토드가 작품에서 표현하는 것들은 단순히 아름다운 화면이 아니다. 그는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인지하게 해준다. 영화의 본래 목적이 바로 그런 것 아니겠나?


 

[ 오크스 페글리 인터뷰 ]

 

'토드 헤인즈 감독과 함께 소음제거용 헤드폰을 끼고 뉴욕시를 투어했다고 들었다. 어떤 느낌이었나.'
토드를 처음 만났을 때 지금까지 작업했던 감독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금세 알았다. 그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이 신기했다. 맨해튼 투어를 했는데,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소리를 듣지 못하니 느낌도 다르더라. 청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이 극대화됐다고 할까.

'벤이 등장하는 장면은 1977년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데, 당대를 배경으로 촬영한 소감은 어땠나.'
1970년대 의상을 입고 70년대풍 세트를 뛰어다니는 게 재미있었다. 바닥에 버려진 휴지까지 1970년대 것을 썼다고 하더라. 당시에 실제로 운행하던 버스까지 동원돼서 신기했다.

'벤이 뉴욕에서 만나는 흑인 소년, 제이미(제이든 마이클)와의 호흡이 굉장하더라. 촬영 도중에도 제이든과 함께 시간을 보냈나.'
그렇다. 맛있는 레스토랑도 함께 찾아다니고, 촬영 중간에도 대부분 같이 있었다. 실제로 무척 가까워져서 그런 느낌이 영화에도 잘 전달된 것 같다. 서로 싸우고, 소리 지르는 장면을 찍을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 (웃음) 친구랑 아무리 소리 질러도 화내지 않을 거라는 걸 아니까.

'줄리언 무어, 미셸 윌리엄스와의 작업은 어땠나.'
지금까지 함께 작업한 여배우들 중에서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배우들이다. 미셸 같은 배우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유니크한 세계관도 새로웠고, 그녀가 작품에 가져온 에너지도 좋았다. 함께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이 행운이다. 줄리언은 마치 엄마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