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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세상의 편견에 맞선 아름다운 도전 [ 판타스틱 우먼 ]

by 하얀태양 2018. 4. 10.

'판타스틱 우먼’은 연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용의자로 몰리게 된 트랜스젠더 ‘마리나’(다니엘라 베가)가 슬픔을 딛고 세상에 맞서 자신을 지키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세바스찬 렐리오 감독의 독창적이고 세련된 연출과 칠레 최초의 트랜스젠더 배우 다니엘라 베가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영화 ‘판타스틱 우먼’ 스페셜 포스터

 

장르 : 드라마 | 칠레 | 상영시간 : 104분 | 등급 : 15세 관람가

 

[ 줄거리 ]

 

낮에는 웨이터, 밤에는 재즈바 가수로 활동하는 마리나는 생일날 연인 ‘오를란도’(프란시스코 리예스)를 갑작스레 잃는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마리나는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오를란도의 가족과 경찰들로부터 용의자 취급을 받는다. 그녀는 세상의 의심과 편견에 맞서 자신의 존재와 사랑을 지키기 위해 싸움을 시작한다.

 

 

[ 다니엘라 베가 ]

 

평범하게 살아온 소년 다니엘라 베가는 10대 시절,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느낀다. 이후 성전환을 결심하게 되었고 칠레 최초 트랜스젠더라는 타이틀을 가진 배우가 되었으며, 첫 장편 영화 <게스트>(2014)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활동 영역을 넓혔다.

 

같은 해 칠레 가수 마누엘라 가르시아의 곡 ‘마리나’의 뮤직비디오에 참여하며 칠레 내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한 그녀는 이후 두 번째 장편 영화인 <판타스틱 우먼>에 출연, 제29회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와 제4회 페닉스필름어워드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당당히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났다.

 

 

‘판타스틱 우먼’ 에서 다니엘라 베가는 극 중 오페라 곡을 대역 없이 직접 불렀다. 실제로 어릴 적 오페라 가수가 꿈이었던 다니엘라 베가는 "맹인이었던 할머니는 내게 음악을 듣는 법과 새와 나무, 물 등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알려줬다. 이후 나는 오페라 곡을 연습하며 가수를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더불어 그는 "오페라 가수를 꿈꾸며 연습에 몰두하던 나는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터득했다. 이것은 나의 목소리뿐 아니라 정체성 또한 발견하는 엄청난 일이었다.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지만 오페라는 여전히 나에게 큰 자극이며 도전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가 부른 오페라 곡은 비발디의 오페라 '바자제'의 메인 아리아인 '나는 멸시받는 아내라오(Sposa son disprezzata)'와 헨델의 오페라 '세르게'의 수록곡 '옴브라 마이 푸(Ombra mai fu)'다. 특히, 헨델의 곡 중 가장 유명한 아리아이기도 한 '옴브라 마이 푸'는 이번 영화의 엔딩곡으로 사용돼 여운을 더할 전망이다.  

 

[ 편견을 깨 부스다 ]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뒤집을 수 있는 묵직한 메시지가 남녀노소 전 관객층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영화

 

감독 Comment

 

“영화를 보는 동안 끊임없이 부딪치고, 변화하며 진화하는 주인공 ‘마리나’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그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깊이 공감해주길 원한다. 나아가 관객들이 이 도전적인 캐릭터에 스스로를 투영하는 것이 나의 바람”

 

“영화라는 것은 스크린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발전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 영화 또한 그러길 바란다”

 

 

다니엘라 베가 Comment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이 가지고 있던 공감의 한계에 직면하게끔 하며 나아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내가 태어난 바로 이곳 칠레에서는 여전히 신분증을 포함한 공식 서류에 나의 이름과 성별을 기재할 수 없다. 지금도 시계는 움직이며,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 수상 내역 ]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판타스틱 우먼>은 언론과 평단의 폭발적 극찬 속 각본상 포함 3관왕을 석권해 화제를 모았다. 연이어 제65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와 제32회 고야상에서 최우수 라틴아메리카영화상을, 제33회 인디펜던트스피릿어워드에서 외국영화상을 수상한 <판타스틱 우먼>은 전 세계 영화인의 축제인 제90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칠레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 비하인드 스토리 ]

 

 '판타스틱 우먼'의 감독인 세바스찬 렐리오는 산티아고를 배경으로 한 트랜스젠더 여성의 삶을 영화화 하길 원했다. 영화의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실제 트랜스젠더를 찾아 나선 그에게 제작자들과 주변 지인은 만장일치로 다니엘라 베가를 추천했고, 그녀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그는 실제 배우로 활동한 경험을 가진 그녀가 각본에 좋은 도움이 되리라 판단했다.

 

 

감독은 그녀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그녀를 만나고 모든 것이 해결됐다. 처음 만나자마자 2시간이 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나는 그녀의 지성과 복합성, 아름다움과 재치에 반했다. 그녀에게 시나리오 작업에 대해 자문했고, 우리는 1년 동안 메일과 영상 통화, 면담을 통해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각별한 친구가 되었다”라며 그녀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러던 중, 그는 시나리오 속 주인공 ‘마리나’는 다니엘라 베가 바로 그녀 자체였으며 다른 어떤 배우도 그녀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란 걸 깨달았다. 이후 시나리오를 모두 작성한 그는 시나리오 초고 전달과 함께 다니엘라 베가에게 주인공 배우가 되어줄 것을 제안했고, 그녀는 고민 끝에 승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