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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실화를 모티브로 한 [ 23 아이덴티티 ] 실존 인물은 누구? Split, 2016

by 하얀태양 2018. 3. 19.

‘23 아이덴티티’는 23개 인격을 가진 남자 케빈의 이야기. 케빈은 언제 누구로 바뀔 지 모르는 인격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하는 플레처 박사에게 자아를 드러낸다. 이 영화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케빈의 스물 네 번째 인격이 소녀 셋을 납치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오래도록 계획했던 비밀스러운 일을 꾸미는 케빈과 폭주하는 그의 다양한 인격이 등장하면서 객석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특히 제임스 맥어보이는 컷마다 변화하는 인격들을 섬세하게 연기해 극찬을 받았다.

 

[ 줄거리 ]

 

영화는 케빈이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세 명의 소녀를 납치하며 시작된다. 소녀들은 의문의 밀실에 갇힌 채 계속해 바뀌는 케빈의 인격들을 만나게 된다. 자신들을 납치해 온 강박장애를 가진 변태적 성향의 소유자 데니스, 9세 어린아이인 헤드윅, 여인인 패트리샤를 순서대로 만난 소녀들은 이들이 24번째 인격 '비스트'의 등장을 기다리며, 자신들은 그의 제물로 잡혀왔음을 알게 된다.

 

 

 

 케빈의 인격 분리는 어린 시절 그가 받았던 학대로부터 시작된다. 케빈과 정기적으로 상담을 하며 치료를 돕고 있는 플레처 박사(베티 버클리)가 그의 상처를 감싸려 애쓰지만, 케빈의 인격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억압하는 사회에 반기를 들며 비스트의 등장을 꿈꾼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케이시(아냐 테일러-조이)는 공포스런 상황 속에서도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한다. 한편, 케빈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한 주치의 플레처 박사(베티 버클리)는 그가 숨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상담을 지속해 나간다.

 


언제 표변할 지 모르는 다중 인격을 가진 케빈, 자신의 트라우마를 복기하며 기회를 엿보는 케이시, 의학적 접근 방법을 통해 '비스트'라 불리는 케빈의 새로운 인격의 정체를 엿보고자 하는 플레처 박사의 존재는 차츰 서로 얽혀 들면서 흥미진진한 전개를 만들어 낸다.


 

[ 출연 배우 ]

 


제임스 맥어보이
James McAvoy


주연

데니스/패트리샤/헤드윅/비스트/케빈/배리/오웰/제이드 역
글래스,2019
엑스맨: 다크 피닉스,2018

 

[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하는 8개의 인격이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그간 여러 작품에서 다중인격 연기를 펼친 사례가 있었지만, 제임스 맥어보이는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연기력을 뽐낸다. 9살 소년의 어눌한 말투부터 우아한 여인의 손짓까지 특수분장이나 CG 없이 표정과 눈빛, 동작만으로도 각기 다른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117분 동안 펼쳐지는 그의 '원맨쇼'에는 아무리 오래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

 

안야 테일러 조이
Anya Taylor-Joy


주연

케이시 역
글래스,2019
엑스맨: 뉴 뮤턴트,2018

 

[ 실화 모티브 ‘빌리 밀리건’ ]

 

23아이덴티티’는 미국인 빌리 밀리건(1955∼2014, 본명 윌리엄 스탠리 밀리건)의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밀리건은 미국에서 다중 인격 장애가 존재한다는 정신 감정을 받아 무죄를 선고받은 인물이다. 전 세계에서도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건은 1977년 오하이오주립대 인근에서 여대생 3명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고 강간한 혐의로 이듬해 검찰에 기소됐다. 정신과 의사인 코닐리아 윌버는 밀리건이 서로 다른 10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으며, 강간을 저지른 인격은 아이러니하게도 19세 레즈비언 인격인 ‘아달라나’라고 결론 내렸다. 실제로 밀리건은 재판 과정에서 범행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판사는 윌버를 비롯한 정신과 의사 7명의 증언을 기반으로 밀리건에게 정신 이상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밀리건은 최종적으로 24개의 인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명 났다.

밀리건의 또 다른 인격들은 면면이 달랐다. 연령대는 3∼23세에 달했고, 침착하고 지적인 22세 영국인 ‘아서’, 밀리건과 생일이 같은 23세 유고슬라비아인 ‘라젠’ 등 국적도 다양했다. 아서와 라젠은 각각 영국 억양과 체코 억양을 써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밀리건이 이 같은 다중 인격 장애를 겪게 된 건 계부의 학대를 비롯한 유년기 아픔 때문. 밀리건은 계부가 어린 시절 자신을 육체적,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는 탈출의 명수 16세 ‘토미’와 폭력적인 ‘라젠’, 눈물이 많은 세 살배기 ‘데이비드’란 인격을 만들어냈다. 알코올중독과 우울증에 시달리던 밀리건의 친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생전 밀리건의 지능 지수(IQ)는 140에 달했다. 밀리건은 특히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 그의 변호를 맡았던 알란 골즈베리는 2015년 그리스 아테네 뉴스와 인터뷰에서 “밀리건은 그림을 독학했고 주로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의 아이들을 그렸다”며 “미국의 한 여성에게 그의 그림이 1만달러(약 1130만여원)에 팔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밀리건이 그린 아이들이 그의 다중 인격 중 하나인지, 그가 상상한 아이들의 모습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재능은 그의 다중 인격 장애와 무관하지 않다. 밀리건의 친모와 가까운 사이였던 18세 ‘앨런’과 ‘대니’는 초상화, ‘토미’는 풍경화, ‘라젠’은 연필 스케치에 뛰어났다고 피플지는 전했다.



밀리건은 10년간 정신병원에 있다가 퇴원해 치료를 받다가 1991년 8월 더 이상 다중 인격 장애를 겪지 않는다고 인정받았다. 2014년 12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한 요양원에서 암으로 숨을 거뒀다. 그의 실화는 1981년 미국에서 ‘The Minds of Billy Milligan’이란 논픽션 소설로 출간됐으며, 국내에도 2007년 ‘빌리 밀리건’이란 제목으로 번역돼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