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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원작과 무엇이 다른가 [ 영웅본색 4 ]

by 하얀태양 2018. 3. 18.

쌍권총을 들고 태연하게 방아쇠를 당기면서 전진하던 주윤발~ 한 동안 성냥개비 이쑤시게를 입에 머금고 폼을 잡던 시대가 있었다. 웬만한 코미디 프로에는 주윤발을 따라하는 장면이 한번 씩은 나오게 했던 바로 그 영화 '영웅본색'. 홍콩 느와르의 전설 ‘영웅본색’의 30주년을 기념해 현대적인 스타일로 리메이크한 ‘영웅본색4’. 주윤발이 맡았던 소마 역에는 ‘나의 소녀시대’로 아시아의 여심을 뒤흔든 왕대륙이, 드라마 ‘랑야방’으로 시청률 대박을 터트린 왕카이가 적룡이 연기했던 자호를, 장국영이 열연을 펼친 아걸 역에는 꽃미남 배우 마천우가 맡았다.오우삼에게 바친다는 <영웅본색4>, '홍콩'과 '누아르'가 사라진 <영웅본색4> [ ▲ <영웅본색4> 영화포스터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홍콩 누아르'가 한국의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 당시 영화잡지...

 

 

[ 줄거리 ]

 

카이(왕카이 분)는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밀수조직의 핵심 인물이다. 그의 곁에는 고락을 함께하며 친동생보다 더 진한 우애를 나누는 마크(왕다루)가 있다.
친동생 차오(마톈위)는 경찰이 돼 마약밀수 사건을 수사하다가 주도자가 형 카이인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조직 내 세력다툼 끝에 음모에 걸려든 카이는 교도소에 가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마저 자객의 칼에 찔려 목숨을 잃는다. 마크는 카이 대신 복수를 하기 위해 적진에 홀로 뛰어들었다가 한쪽 다리에 치명상을 입는다.

세명의 얽히고 설키는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영화를 보면 알수 있어요~

 

[ 원작과 무엇이 다른가 ]

 

리메이크 한 작품인지라, 스토리의 기본은 원작 '영웅본색'과 유사하다.  '영웅본색 4'는 원작의 캐릭터를 조금 변형하고, 무대를 홍콩에서 칭다오로 옮겼다.마크는 롱코트에 선글라스 대신 캐주얼한 야상 점퍼를 입고, 성냥개비 아닌 막대사탕을 문다. 달라진 건 마크의 외모만이 아니다. 차량 추격전 등 몇몇 액션신에서는 요즘 할리우드 스타일의 경쾌함도 느껴진다. 헤비메탈이 군데군데 배경음악으로 등장하기도 한다.<영웅본색4> 왕카이 - 기꺼이 망가트린 얼굴  <영웅본색4> 에서 카이(왕카이), 마크(왕대륙), 차오(마천우) 세 주인공은 누가 맡더라도 원작의 적룡, 주윤발, 장국영과 비교될 게 당연하다.


원작의 비장미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성에 차지 않을 것 같다. 슬로모션을 되도록 자제했기 때문인지, 액션신은 슬프기보다 서바이벌 게임 같은 느낌이 난다. 배우들이 저우룬파·장궈룽의 카리스마와 눈빛 연기를 따라가지 못한 탓도 있다.

 

 

[ 왕카이 ]

 

왕카이는 2006년 드라마 <한추>(寒秋)로 데뷔해 10년간의 무명 생활을 보낸다. 목소리가 좋고, 표준어 발음이 정확해 후시녹음을 직접 하는 몇 안 되는 배우로도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은 한국에도 많은 골수팬을 거느리고 있는 인기 드라마 <랑야방: 권력의 기록>이다. 이 작품에서 그가 연기한 정왕은 황제의 눈 밖에 난 7황자로, 고독하고 외로운 인물이다.

‘영웅본색4’ OST ‘당년정’ 뮤비 공개…주윤발·장국영 깜짝 등장 텐아시아화 ‘영웅본색4’ 뮤직비디오 영화 ‘영웅본색’ 30주년 기념작 ‘영웅본색4’가 장국영이 부른 주제곡 ‘당년정’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영웅본색4’는 범죄조직원인 ‘카이’와...

이어 출연한 드라마 <위장자: 감춰진 신분>에서는 삼중간첩 명루를 돕는 비서 명성을 연기했다. 머리에 포마드를 바르고, 정장 차림인 명성은 무뚝뚝한 남자다. 또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에서 그는 천재물리학자 당천 교수를 연기했다. 이처럼 깔끔한 외양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그가 <영웅본색4> 출연을 결정하자마자 딩성 감독의 손에 이끌려 분장실에서 머리카락을 빡빡 밀어야 했다. 그것도 부족했는지 잘생긴 외모를 가리기 위해 더욱 지저분한 분장을 해야 했다.

 


왕카이는 스스로를 “메소드 연기자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캐릭터들에서 왕카이의 실제 모습을 발견하기는 또 어렵다. “주름이 얼굴에 가득해도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니 얼마나 더 많은 삶을 얼굴에 새겨넣을지 기대가 된다.

 

 

[ 주윤발 장국영 깜짝 등장 ]

 

영웅본색 4에 주윤발 장국영이 실제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극중 장면에서 사진으로 등장한다. 장국영이 부른 주제곡 ‘당년정’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영웅본색4>는 원작에 대한 헌정과 오마주를 많이 담고 있는데 뮤직비디오에는 장국영의 모습이 표지로 있는 LP판을 꺼내 들어 노래를 재생하는 왕대륙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성냥을 물고 있는 주윤발의 사진도 등장한다. 이렇게라도 볼 수 있으니 예전의 향수에 젖어 있는 패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반갑기는 하겠다~.

참고로, 과거에 나왔던 영웅본색 시리즈를 살펴보자.

 

[ 영웅본색 1 ]

 

개봉│1987. 5. 23

감독│오우삼

출연│적룡, 주윤발, 장국영

한때 암흑가를 주름잡는 보스였으나 손 씻고 새 삶을 시작한 자호(적룡), 경찰의 길을 걷는 자호의 동생 아걸(장국영), 자호와 함께 암흑가의 화려한 나날을 보냈으나 몰락한 채, 때를 기다리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소마(주윤발). 세 남자의 뜨거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1986년 제작된 홍콩의 액션영화로 ‘홍콩 느와르’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출발점이면서 최고의 작품. 현대판 무협영화라는 평가받는 이 작품은 당시 침체에 빠져있던 홍콩영화의 부활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연출을 맡은 오우삼 감독은 서극이 제작을 맡은 이 작품의 엄청난 흥행과 반향에 힘입어 홍콩 느와르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잡으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고, 비장하면서 장렬한 최후를 맞으며 압도적인 임팩트를 선보인 주윤발도 1980년대 느와르 액션영화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다. 또한 쌍권총, 바바리코트, 성냥개비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 영웅본색 2 ]

개봉│1988. 7. 22

감독│오우삼

출연│석천, 적룡, 장국영, 주윤발

비밀 임무를 맡게 된 경찰 아걸(장국영), 동생인 아걸을 위해 사건에 뛰어들게 되는 송자호(적룡), 믿었던 부하에게 배신당하게 된 용사(석천), 그리고 마크의 쌍둥이 동생으로 의리를 지키기 위해 복수에 나서는 켄(주윤발). 네 남자의 뜨거운 복수가 다시 펼쳐진다.

전편의 엄청난 성공에 힘입어 만들어진 속편. 1편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주윤발은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쌍둥이라는 설정으로 자연스럽게 재등장,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바바리코트와 쌍권총을 앞세워 많은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계획에 없던 급하게 만든 속편인지라 각본과 특수효과에 문제점을 노출하긴 하지만 액션신과 총격신은 스케일면에서 전편보다 커져 액션영화 마니아들은 2편을 선호하기도 한다. 장국영의 애절한 공중전화 박스 장면은 홍콩 영화사에 남을 명장면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 영웅본색 3 ]

개봉│1989. 12. 23

감독│서극

출연│주윤발, 매염방, 양가휘

삼촌을 홍콩으로 데려가기 위해 온 마크(주윤발)와 아민(양가휘)는 미모의 여인 주영걸(매염방)을 우연히 마주치고 도움을 받게 된다. 이후 셋은 미묘한 삼각관계에 빠지게 되고, 그때 주영걸의 과거 연인이자 검은 손인 하장청이 나타나 서로를 오해하게 되는데...애절한 사랑 그리고 뜨거운 의리, 영웅이 된 세 남녀의 숨겨진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웅본색 시리즈의 3편으로 오우삼이 아닌 1, 2편의 제작을 맡았던 서극이 직접 연출을 맡았다. 시간대는 전편들과 달리 1970년대이며, 홍콩이 아닌 패망 직전의 베트남을 무대로 주윤발이 맡았던 소마(마크)의 과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강하고 거친 남자들의 음모와 배신, 의리가 얽힌 전형적인 느와르 스타일이 아닌 애절한 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등장인물도 주윤발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뀌었고 흥행면에서도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성적이 저조하다.

3편 제작당시 오우삼은 1편 자호의 프리퀄을, 서극은 소마의 프리퀄을 만들고 싶어했다고 한다. 계속된 의견충돌로 결국 3편의 연출을 거부한 오우삼은 영웅본색3와 같은 베트남을 배경으로 양조위, 임달화, 장학우를 내세워 첩혈가두를 만들었다. 두 작품 모두 흥행은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