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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전 세대가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영화 [ 엄마의 공책 ]

by 하얀태양 2018. 3. 14.

30년 넘게 반찬가게를 운영한 엄마가 치매에 걸리고, 사연이 담긴 비법 공책을 발견한 아들이 유독 자신에게만 까칠할 수 밖에 없었던 엄마 인생에 숨겨진 비밀(엄마의 공책)을 알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부모님과 자녀들이 함께 보면 좋을 듯 하다.

 

                                                                             [ 영화 '엄마의 공책' 스틸 ]

 

[ 줄거리 ]

 

30년간 반찬가게를 한 애란(이주실 분)과 시간 강사를 전전하는 아들 규현(이종혁 분). 쌀쌀맞은 모자 사이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란 좀처럼 느낄 수 없다. 그럼에도 애란은 규현에게 밥 한 그릇 내주는 것에 인색하지 않고, 규현 역시 애란이 해주는 밥이라면 불평불만 없이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갑자기 애란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상황이 주어진다. 치매 진단을 받은 것이다.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애란과 그녀가 오랫동안 간직해온 레시피 공책을 발견한 규현. 쌀쌀 맞았던 아들 규현은 그녀의 음식에 담긴 애틋한 사연을 통해 다시 한 번 엄마의 의미를 되새긴다.

 

 

[ 공감 100% 이야기 ]

 

영화 <엄마의 공책>은 엄마가 생각나는 ‘집밥’, 우리 가족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치매’라는 소재를 전 세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버무려냈다.
 
 영화 <헨젤과 그레텔>과 <호로비치를 위하여>로 가족영화에 남다른 실력을 갖춘 김민숙 작가가 <엄마의 공책>의 초안을 집필했다. 여기에 김성호 감독이 자신의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각색 작업을 더해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성호 감독은 관객들에게 억지 감정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연출적인 부분에서 수많은 고심을 했다. “전작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 보여준 것처럼 일상적인 사건들이 영화적 소재로 재탄생 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진실된 감동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인생의 사소한 순간도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 것인지를 이번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자신의 사실적인 경험을 토대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즉 영화적 리얼리티를 구축해 갔다. 스스로 어머니와 있었던 사연을 되짚어 가며 영화에 녹여냈고 실제 모자 간의 자연스러운 대사와 서툰 감정 표현, 영화적 소재 중 하나인 손주에게 만들어주는 주먹밥 레시피 등 개인의 기억과 추억을 연결시켰다.
 

                                                                                 [ 영화 '엄마의 공책' 스틸 ]


 <엄마의 공책>은 개봉에 앞서 국회 특별 상영회를 진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 해 정부가 발표한 『치매국가책임제』 추진 계획과 관련된 내용이 영화 <엄마의 공책> 이야기에 담겨 있기 때문으로 영화가 전하는 소재의 각별함을 되짚게 한다. 김성호 감독은 “‘치매’를 겪는 상황 속에서 좀 더 성숙해지는 캐릭터를 통해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나 공동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영화를 통해 ‘치매’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대비 등 다양한 방면에서 깊은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의 요리에 담긴 애틋한 사연과 비밀을 통해 우리 삶의 소소하지만 따뜻한 감정들을 담고 싶었다”면서 궁극적인 메시지는 영화를 통해 익숙함 속에 잊어버린 우리 가족에 대한 사랑을 관객들이 진심으로 느끼길 원한다고 전했다.

 

[ 감독 ]

 

 

김성호 감독

작품 : 고경괴담2(2015) ,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

수상 : 2015년 4회 마리끌레르 영화제 특별상 수상

 

 "치매를 다루면 굉장히 비극적으로 흐르고 신파로 흐를 수 있어 그렇게 하지 말자고 배우들과 상의했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고 치매나 알츠하이머도 누구나 올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힘들고 어렵게 보내는 게 아니라 슬기롭게, 가족과 좋은 변화로 가져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들과도 너무 무겁게 다루지 않겠다. 실생활 주변에서 보는 것을 다루듯이 다뤄보자고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엄마의 손길이 담긴 음식 역시 영화의 한 축이었다. 김 감독은 "부모님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기획했다. 음식은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면서 "음식을 만드는 마음과 함께 그것을 먹고 자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같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성호 감독은 "저희 어머니가 손녀들에게 참치 주먹밥을 해주시는데, 손녀 이름을 넣어 ○○○주먹밥 이렇게 만들어 주신다. 이야기를 영화에 넣어야겠다 했다"고 전했다.

 

 

[ 출연 ]

 

이주실

 

애란 역
꽃손,2018
순이,2018

주인공인 어머니 애란 역의 이주실은 "자연인 이주실의 나이가 치매와 가깝다. 이웃과 친구, 가족 안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일종의 노인 질환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노망이라고 했다 한다. 저도 그 부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주실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건데 직접 이 역할을 맡아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 좀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갈등 요소를 억지로 만든다든가, 어떤 표현에서는 감정을 넘치게 표현한다든가 하지 말자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형화된 틀이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감독님이 하시자는 대로 잘 따라서 무난하게 갔다"면서 "언젠가 나도 모르게 스며든 것처럼 하자고 해서 전에 했던 연기를 많이 덜어내는 연기를 했다"고 전했다. "

 

 


이전 영화 '약장수'(2015)로 노인의 고독사 문제를 다뤘던 이주실은 동년배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 임하는 특별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제 나이와 비슷한 분들은 성장 과정이 특별했다. 어려서 한국전쟁을 겼었고 가정이 나난하고 많은 고생을 하고 여기까지 왔다. 그 때는 학교를 졸업하고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일터로 갈 수 없었다. 괜찮은 남자 만나 시집이나 보낸다 하는 환경에서 자라싿. 그런데 저는 그 속에서 몇 퍼센트 안되는, 하고 싶은 일도 하고 돈도 벌고 지금도 유지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주실은 "연배가 같은 분들을 만나면 마치 노인이 노인을 케어하는 것처럼, 노노케어를 하는 심정이 된다. '약장수' 어머니나 '엄마의 공책' 애란 역할이 오면 그런 심정이다. 하나의 나눔이다 하는 심정으로 영화를 소화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이종혁

 

규현 역
집밥 백선생 2,2016

 

 "작지만 따뜻한 영화"라고 '엄마의 공책'을 소개하며 "골칫덩이 백수같기도 하고 부모가 속 썪이는 골칫덩이 아들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살기 힘든 세상에 남자들의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캐릭터가 아니었나 한다. 가정도 짊어져야 하고 부모님도 모셔야 하는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두 아들의 아빠로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 아들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던 이종혁은 "저는 그냥 영화에 나오는 그 철부지 같다. 아빠긴 아빠인데 약간 삼촌 같은 아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종혁은 "아내에게는 약간 동생 같은 남편이다. 나이만 많지, 저희 아내는 아들 셋을 키우고 있다. 대충 감이 오실 "이라며 "하지만 나름 열심히는 살고 있다. 가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성은

 

수진 역
비정규직 특수요원,2016

 

"이종혁씨 성격이 좋아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오래랜만이라 긴장이 많이 됐는데 오빠가 옆에서 풀어줬다"고 설명했다.

김성은은 "다정하게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티격태격 해서 아쉽다. 다음에는 사랑하는 역할로, 한 번 합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성은은 "현실적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옆 집에 있는 아이 엄마처럼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