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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 씨 오브 트리스 ( The Sea of Trees, 2015 ) ]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면 봐야 되는 영화

by 하얀태양 2018. 5. 10.

<씨 오브 트리스>는 상실의 슬픔 속에 생의 마지막을 결심하고 '아오키가하라'로 떠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해 그려낸 영화이다. 감독 특유의 시간을 거스르는 연출력이 여전히 드러나며, 중반부 이후부터 끝날때 까지는 영화에 완전 몰입되며, 반전의 묘미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씨 오브 트리스' 포스터

장르 : 드라마 / 판타지 | 미국 | 상영시간 : 110분 | 등급 : 12세 관람가

 

[ 스토리 라인 ]

 

아서와 조안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부부다.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한때는 서로를 깊이 사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관계는 소원해져 다툼도 잦아진다. 그는 그녀가 자기를 못마땅하게만 여긴다고 화를 내고, 그녀는 그가 계속 자기 등골만 빼먹는다고 소리친다. 

 

'씨 오브 트리스' 포스터

 

 사실 따지고 보면 갈등의 원인은 아서에게 있었다. 그의 외도가 들통나면서 조안의 믿음에 금이 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그와 헤어지지 않았고, 부동산 중개업자로 일하며 생계까지 책임졌다. 반면 아서는 어땠나. 이후 그도 나름대로 남편 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아내에게 진정 관심을 기울인 적은 많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후회할 말과 행동을 아서 스스로가 줄곧 한 셈이다. 계속된 갈등으로 수 차례의 이별 위기에 놓였던 그들은 병마 앞에서 가까스로 서로의 거리를 좁혀나간다.

'씨 오브 트리스' 포스터


이제 조안은 세상에 없다. 비로소 아서도 자신을 되돌아본다. 남아 있는 것은 그녀에 대한 죄책감, 자신에 대한 자책감뿐이다. 그는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에서 홀로 조용히 죽어가길 바란다. 그래서 그는 '아오키가하라'를 찾았다.

 

 숲의 산책로를 벗어나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던 아서는 엉망이 된 옷차림으로 숲을 배회하는 일본인 나카무라(와타나베 겐)를 만난다. 그 역시 아서와 마찬가지로 자살을 위해 숲을 찾았으나,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삶에 대한 나카무라의 의지가 더욱 강렬해진다.

 

두 남자는 이제 숲을 벗어나려 한다. 그러나 출구는 보이지 않고, 부상당한 나카무라는 점점 의식을 잃어간다.

 

 

[ '헐리우드 블랙리스트' 가 선정한 최고의 시나리오 ]

 

 <씨 오브 트리스>의 각본을 쓴 크리스 스파링은 영화 <베리드>로 2010년 미국비평가협회상 '올해의 각본상'을 수상하며 헐리우드 섭외 1순위로 떠오른 작가다. <베리드>의 성공 이후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실제 일본에 존재하는 기묘한 숲 '아오키가하라'를 발견했고, 일본뿐 아니라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오로지 자살을 목적으로 이 곳을 찾는다는 사실에 아이디어를 얻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숲에 도착한 사람들이 그 곳에서 자신이 내린 결정을 재고하고 마음을 돌리지만, 길을 잃고 헤매다 결국 자신이 마지막을 결심했던 곳에 다시 갇히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그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씨 오브 트리스' 포스터


 크리스 스파링은 이 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의 제작자로 잘 알려진 프로듀서 길 네터와 함께 이 이야기를 발전시켰다. 그리고 촬영을 준비하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사일런스> 등에 참여했던 프로듀서 켄 카오가 이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프로듀서 켄 카오는 시나리오에 대해 "영화 일을 하며 읽었던 각본 중 최고"라 감탄을 표했는데, 이 프로젝트는 알려지자마자 헐리우드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헐리우드 블랙리스트'로 선정되며 이목을 끌었다.

 

'씨 오브 트리스' 포스터

 

[ 주연 배우 : 매튜 맥커너히 ]

 

'씨 오브 트리스' 포스터

 

1993년 영화 '멍하고 혼돈스러운(Dazed and Confused)'에 캐스팅 되어 데뷔 했다. 이후 드루 배리모어와 함께 찍은 '보이즈 온더 사이드'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조엘 슈마허 감독의 《타임 투 킬》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1996년에 개봉한 '타임 투 킬'에서 앳되지만 정의로운 변호사 역할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30일 시한부 선고 후 7년을 더 살았던 한 남자의 기적 같은 실화를 그린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보여준 열연으로 제7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및 세계 유수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씨 오브 트리스>를 통해 자기 일밖에 모르던 무심한 남자에서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자신의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아서' 역으로 또 한번의 인생연기를 펼친다. <씨 오브 트리스>는 매튜 맥커너히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영화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휩쓴 후 선택한 첫 작품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매튜 맥커너히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감탄했고, 지금껏 읽은 시나리오 중에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연을 길게 고민할 필요가 없는 작품이었다"고 참여 계기를 밝히며 자신이 얼마나 이 영화에 매혹되었는지 가감 없이 고백했다. 또한 "영화의 기획 의도, 스토리, 캐릭터, 구스 반 산트 감독까지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어려운 캐릭터를 많이 접해봤지만, '아서' 역은 연기하기에 두려울 정도의 난이도였다. 하지만 이 역할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마음에 들었다"며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 주연배우 : 나오미 와츠 ]

 

'씨 오브 트리스' 포스터

 

1986년 영화 <블루 러브>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는데, 무명 시절이 상당히 길었다. 어린 시절을 영국에서 보냈지만 14살이 되던 해에 호주로 건너간다. 이때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 나갔으며 명배우 니콜 키드먼과 같은 학교(노스 시드니 여자 고등학교)를 나온 동창이다.

 

<킹콩>, <버드맨>, <데몰리션> 등을 통해 장르를 불문하고 쟁쟁한 감독들의 뮤즈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역할을 많이 맡았었다. <씨 오브 트리스>에서는 연구에만 매진하는 남편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했지만, 그를 향한 실망감과 외로움으로 일상을 보내는 '조안' 역을 맡았다. 

 

'조안'은 꽤 오랜 시간 위태위태한 결혼 생활을 지속해 나가던 중, 뇌종양을 발견하고 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인물이다. 매일 같이 술에 의존해 남편을 향해 거침없이 불만을 퍼붓던 조안이 병을 알게 된 후 변화하는 과정을 특유의 감정선을 살린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 감독 : 구스 반 산트 ]

 

 1985년 영화 <말라 노체>로 데뷔한 구스 반 산트 감독. 사랑과 우정 사이에 갈등하고 고뇌하는 청춘들의 이야기 <아이다호>, 천재 청년과 심리학 교수의 우정을 그린 <굿 윌 헌팅>, 인권 운동가이자 정치인 하비 밀크의 실화를 담은 <밀크>, 자본의 유혹으로부터 땅을 지켜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프라미스드 랜드> 등, 사려 깊은 연출력으로 사회 변방에 위치한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쌓아왔다.

 

 오늘날까지도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작품 중 최고라 손 꼽히는 작품 <엘리펀트>를 통해 제56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받아 세계가 인정한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실험성 강한 예술영화부터 가슴을 따듯하게 하는 휴먼드라마까지, 언제나 작품 속에 따스한 인간애를 담아냈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 선 인물들, 그리고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그려왔던 그의 통찰력과 섬세한 시선은 <씨 오브 트리스>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 영화 속 등장하는 숲 ]

 

약 900만평 면적으로 일본 후지산 야마나시 현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나무의 바다”로도 불리는 이곳, ‘아오키가하라’다. 이곳은 경관이 아름다운 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부정적인 이미지로도 부각 되기도 한다. 2012년 CNN 선정 '세계에서 가장 소름 끼치는 장소' 중 한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2010년에는 무려 247명이 아오키가하라에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한다.